명량해전이 주는 교훈
윤재갑(해군본부감찰실장 소장)
2010년 10월 04일 (월) 09:54:29 해남신문 hnews@hnews.co.kr

   
 
  윤재갑(해군본부감찰실장 소장)  
 
학자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임진왜란 기간(1592~1598) 동안 23번의 해전이 있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명량해전은 1597년 9월 16일에 일어난 해전으로서 충무공 이순신의 3대 해전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고 조선수군이 일본수군을 물리친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함선의 척수는 적었지만 판옥선 중심의 우수한 전선과 화력이 뛰어난 총통으로 해전을 준비한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들 수 있다. 둘째, 적재적소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부하들의 전투의지를 고양시킨 이순신의 탁월한 리더십을 들 수 있다. 셋째, 명량수로라는 적절한 전투장소를 선택한 이순신 자신의 전략가로서의 판단력과 전투에서 시도한 다양한 전술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남, 진도 등 전라도 연안에서 동원된 의병들의 역할을 들 수 있다. 이들 요인 중에서 흔히 명량해전의 승리 요인을 설명할 때 이순신의 뛰어난 리더십과 전략전술을 우선에 두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기존의 견해를 존중하면서도 그동안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연해민의 활약이 해전 승리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들은 주로 의병의 형태로 해전에 참가하였다.

전라도 연해민의 의병활동은 해상전투에 '직접' 참여하거나 군수물자 지원, 의병조직을 갖추어 해안에 출몰하는 적을 상대로 유격전을 벌이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명량해전을 전후하여 해남·강진·영암 등 가까운 해안지방에서 펼쳐진 의병의 유격전은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끄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조선 수군과 피난 백성들이 힘을 합해 적을 맞아 싸울 수 있었던 연결 고리는 바로 군-민 서로간의 소통이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이순신이라는 훌륭한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오늘날 화합과 협력의 시대에서 서로간의 화합과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량해전의 교훈을 통해서 찾을 수 있다.

열에 아홉은 13척의 함선으로 수적으로 10배가 넘는 적을 맞아 전투를 치루는 것을 피할 것이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은 "지금 신에게 아직 열 두 척의 전선이 있습니다."고 했다. '오직 12척'이 아니라, '아직 12척'의 의미로 이해했다는 것이다. '오직'과 '아직'은 음절이 하나 다를 뿐인데 그 의미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역사상 많은 명장들이 명언을 남겼지만 이순신의 이 표현은 가장 군인다운 표현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지금으로부터 413년 전인 1597년에 일어난 명량해전이 2010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보통 사람들은 위기(crisis)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전화위복의 기회(chance)로 만든 이순신 장군의 용기와 지혜라고 생각한다. 그로부터 우리는 "후손들에게 보다 더 밝고 건강한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서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