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안리 저수지

                                                                   -박정일

해방전 완공된 만안리 저수지

동남으로 서산대사 천년사찰 대흥사

서쪽으로 옹기종기 오순도순 만안마을

북쪽으로 고산윤선도 금쇄동 수정동

윤선도 오우가 풍류 읊던 그 곳이라네


천수답 농토에 젖과 꿀이러니

온동네 소들을 주변초지에 키우고

아이들이 품에 한가득 첨벙첨벙

그 꿈과 이상이 마음속 한아름이라


가뭄에 마를세라 홍수에 넘칠세라

마을주민 근심걱정 이래저래 태산이네

깊은속은 가뭄에도 바닥을 드러내지않고

우직함은 애그니스 태풍도 견뎌내네


10여년전 어느날 석산이 들어서니

북쪽의 수정동을 쿵쾅쿵쾅 헐어내네

고산 윤선도 아플고(苦) 뫼산(山)이네

수(水)는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고

석(石)은 쿵쿵쿵 기계음에 산산조각

송죽(松竹)이 푸른들 어찌 뿌리내리리요

벗 잃은 월(月)홀로 고산(孤山)을 적시네


산이 죽으며 토하는 붉은 토사를

온몸으로 받아내 잿빛이 되었네

더 이상 생명을 가슴에 품지못하는

그 아픔 얼마이더냐?


이제는 건축폐기물 처리장이 웬말이냐?

건물폐기물 아스콘이 쏟아낼 오염물질로

아이야! 그 안에 생명은 고사하고

그 아래 농토의 생명은 어찌할꼬

새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는 처녀심정이더니

이젠 그 안에 독을 품은 독우물이구나

농민들 나락걱정 고추걱정 절규하네


그 안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장성하여

그 향수 그 모정 잊지 못하여 외치네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짓게 하옵시고

자손들의 간청이니 불효하게 마옵소서

만안마을 천년만년 일만만(萬) 편안안(安)

깨끗한 물 흐르는 저수지 돌려주옵소서